안씨는 세종문화회관에서의 공연 리허설 중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었고, 이후 장기간의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액의 병원비를 부담하며 힘든 투병 생활을 이어갔고, 결국 지난 21일 통증 치료약의 부작용으로 사망에 이르렀다. 고인이 생전 진행 중이던 손해배상 소송 관련 자료에 따르면, 그는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며 치료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하여 ‘중대재해 예방과 안전권 실현을 위한 학자·전문가 네트워크’(중대재해전문가넷)는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안영재씨를 추모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무대 시설 사고로 하반신 마비라는 참혹한 상해를 입고 치료 중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젊은 성악가의 비극 앞에서 깊은 슬픔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공연예술 노동자에 대한 안전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중대재해전문가넷은 이번 사고가 2018년에 발생한 고(故) 박송희 님의 사망 사고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지적하며, 공연장 내 안전 불감증과 예술인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구조적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프리랜서 및 단기 계약 형태로 일하는 예술인들이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가 불명확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하고,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안씨의 사고는 공연예술 분야에서의 안전 관리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문체부가 발간한 공연안전사고 사례집에 따르면, 출연자 및 스태프의 추락 사고와 무대장치의 낙하·전도 사고가 전체 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대재해전문가넷은 독일처럼 공연장 안전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법적 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예술인 산재보험의 의무화와 근로자성 인정, 산업안전보건법 및 공연법 내 사고 예방 규정의 보완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안영재씨의 사고는 공연예술계의 안전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와 함께, 예술인들의 권리 보장 및 법적 보호를 위한 구조적 개선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중대재해전문가넷은 범부처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